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키스

심봉사(심창섭) 2010. 4. 22. 14:59

키  스

       -김종미(1957~  )

 

뜨거운 찌개에 같이 숟가락을 들이대는 우리는 공범자다.

말하자면 공범자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숟가락에 묻은 너의 침도

반쯤 빨아먹은 밥풀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

 

국물 맛에만 집중할 동안

오직 뜨거운 찌개가 있을 뿐이다.

짜거나 싱거울 때도

우리는 숟가락을 잘 저어

이견 없이 간을 잘 맞추었다.

 

어느 날 너의 숟가락이 보이기 시작할 때

식은 찌개에서 비린내가 확 풍겼다.

 

 

 

 

 

출처 : 나의 세계를 행복하게
글쓴이 : 좋은나날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