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스
-김종미(1957~ )
뜨거운 찌개에 같이 숟가락을 들이대는 우리는 공범자다.
말하자면 공범자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숟가락에 묻은 너의 침도
반쯤 빨아먹은 밥풀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
국물 맛에만 집중할 동안
오직 뜨거운 찌개가 있을 뿐이다.
짜거나 싱거울 때도
우리는 숟가락을 잘 저어
이견 없이 간을 잘 맞추었다.
어느 날 너의 숟가락이 보이기 시작할 때
식은 찌개에서 비린내가 확 풍겼다.
출처 : 나의 세계를 행복하게
글쓴이 : 좋은나날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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