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空Ⅰ」 - 폐교각의 언어학 * 문화의 도시, 호반의 도시 이미지의 다양성을 찾고자 했다. 향리의 사진인으로 창작이라는 화두話頭에 빠져 사진의 기록성을 등한시 해온 것을 통감하고 있다. 창작과 기록 두 가지를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지근에 있어 무심한 풍경에 시선을 돌렸다. 의암호에 천덕꾸러기로 있는 폐 교각⁺이다. 이 교각을 내 사진기에 처음 담았던 1982년의 흑백사진이 단초가 되었다. 풍경은 어떤 시선과 마음으로 보고 해석하는가의 차이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비슷한 사진은 있어도 똑같은 사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차별화가 쉽지 않은 단순함이 부담스러웠지만 고집스럽게 관심을 주던 대상이었다. 억지 의미부여는 배제하기로 했다. 풍화된 옛 비석을 분석하는 역사학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