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문화유산

춘천의 전설- 신북읍 아침못

심봉사(심창섭) 2010. 9. 15. 22:06

 

춘천의 전설 1) 신북읍 유포리 아침못(朝淵)

 

옛날 아주옛날 지금의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 정씨 성을 가진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에서 아주 소문난 구두쇠로 이웃이 흉년이 들어 굶어 죽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며, 거지나 중이 와서 동냥을 달라고 해도 절대 주지 않아 주변의 원성이 대단한 구두쇠중의 구두쇠 였습니다.

어느 해 따뜻한 봄 날. 노승 한 분이 이 집을 찾아와 시주를 청하였습니다.

이에 정부자는 "원 별 미친놈의 중을 다 보겠군, 내가 언제 부처 덕으로 살았나?"라며 투덜대며 외양간에서 두엄 한 삽을 떠가지고 나와

"이 염치없는 중놈아. 이게 시주니 이거나 받아 가거라."하면 노승에게 불쑥 내밀었습니다. 노승은 자비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뒤섞인 애처로운 눈빛으로 정 부자를 한참동안 지긋이  바라보다가 짊어진 바랑에 두엄을 받은 후  감사의 뜻을 표하였습니다. 두엄 한 삽을 받아 넣은 노승이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섰습니다.

처음부터 이 광경을 몰래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정부자의 며느리가 죄스러운 마음에 두엄 시주를 받고 떠나는 노승을 급히 뒤따라갔습니다.

 "스님, 저의 아버님의 성품이 워낙 고지식하셔서 스님을 푸대접해 하신것 같습니다. 이 쌀은 제가 몰래 가지고 나온 것이나 작은 정성으로 생각하시고 부디 아버님의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라며 간청하였습니다.

그러자 노승은 " 이제 당신 집에 곧 화가 미칠 것이요. 내일 아침 뇌성벽력이 치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고 집을 빠져 나오시오. 라고 일러주고 떠났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지  맑은하늘에서 벼락이 치며 비가 쏟아지자 며느리는 노승의 말대로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러나 뒷편 집쪽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집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란 며느리가 노승의 당부를 잊고 뒤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럴수가 수대를 거쳐 영화를 누려오던 기와집은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서 시퍼런 물만이 넘쳐났습니다. 아니 저럴수가?  놀라움에 입을 다물기도전 며느리는 그 자리에 한덩이 바윗돌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정부자집 터에 생긴 못은 그후 하루아침에 신의 신의 조화로 만들어진 못이라고 하여 "아침못"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침못은 는 한자로 아침朝자, 못淵자를 써 조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바위로 변해 버렸다는  며느리 바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애닯은 전설을 물속에 간직한채 푸른하늘과 구름을 담고있는 잔잔한 호수가에서는 몇몇의 낚시꾼이 낚시질하는 모습이 마치 한폭의 풍경화 같은 화폭으로 떠올라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는 춘천의 아침못 전설은 이렇게 전승되고 있답니다. 

 

* 냇가에 버드나무가 많아서 유포(柳浦)라 했으며 버들개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

아침못은 춘천시 신북읍 유포1리에 위치한다. 주님들은 주로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산다.

보통 5월초 순부터 물 빼기를 하여 각 논에 물을 골고루 대주고 있어 가뭄에도 물 걱정은 안 한다고 한다.

* 춘천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많은 전설 중에서 서사구도가 비교적 완벽하면서 역사적, 문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에 하나인 “장자 못의 전설”이다. 주민들의 정신적 구심점과 삶의 지표로서 기능하고 있는 광포전설로 서민들이 인색한 부유층에 대해서 갖는 적개심을 천상적인 존재가 지상의 악인을 징벌하는 구조로 표현되는 것 중에서 전설만큼 공감되는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