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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동강국제사진제 기사

심봉사(심창섭) 2011. 12. 30. 18:54

 

[전시] 영월 동강국제사진 7.22 ~ 9.25

기사입력 2011.07.19 16:33:59

올 여름엔 괜찮은 피서지에서 이제는 고전이 된 초기 거장들의 사진이나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사진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동강국제사진제가 10주년을 맞아 성대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영월에는 래프팅으로 유명한 동강과 한반도 지형을 품고 있는 서강, 단종의 넋이 오린 청령포와 장릉, 한여름에도 서늘한 고씨동굴 등 다양한 볼거리가 널려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도 제격이다.

리얼리즘을 강조한 순수사진으로 예술사진의 새로운 세계를 열며 근대 사진의 아버지로 우뚝 선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풍경사진의 거장으로 불리는 안셀 애덤스, 서정적 기록사진의 대가 워커 에반스 등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거기에 더해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이 뽑은 세계 포토 저널리스트들의 깜짝 놀랄만한 최근 사진들까지 만나볼 수 있는 자리. 그곳이 영월의 동강국제사진제다.

지난 2002년 처음 시작한 동강사진축제가 올해 열 돌을 맞아 열 가지 전시프로그램과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관객을 맞는다고 한다.

7월 22일 저녁 막을 올려 9월 25일까지 두 달여에 걸쳐 진행될 올해 전시의 주제는 ‘흐르는 시간, 멈춘 시각’. 거기에 걸맞게 동강사진박물관과 영월문화예술회관, 학생체육관 등에는 다양한 예술사진과 기록사진들이 걸리게 되는데 그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대가들의 작품일 것이다.

세계적 사진을 만나는 자리 / 국제전 & 국제보도사진전

‘미국 사진 반세기’로 진행되는 국제전은 데보라 클로치코 샌디에이고 사진예술박물관 관장과 미국서 활동 중인 독립 큐레이터인 사라 리가 공동으로 기획했는데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 사진의 기본 틀을 일궈낸 선구적 작가들의 작품 126점이 나온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나 안셀 아담스, 워커 에반스는 물론이고 거리 사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윌리엄 클라인과 브루스 데이비드슨, 데니 라이언 등의 작품도 함께 나온다.

이 전시에선 20세기 초반 미국 사진작가들이 사진의 미학적 측면을 어떻게 탐구했으며, 사진의 기록적 특성으로 미국의 사회·정치·문화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도 보게 된다.

특히 안셀 아담스의 사진에선 정확한 계조를 살리는 법을 배우고 루이스 하인의 작품에선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이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보그나 배너티 페어 수석사진기자를 역임한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작품에선 미적 감성이 물씬 풍겨난다.

이들 작품은 동강사진박물관 본관 1,2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제보도사진전은 미주리대 올해의 국제사진(POYi) 담당 이사인 릭 쇼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올해 동강국제사진제에는 스포츠와 지역 이슈, 분쟁 및 전쟁, 일상, 글로벌 비전, 아이티 지진, 자연현상, 뉴스, 걸프 만 기름 유출, 사람들, 올해의 포토 저널리스트-프리랜서, 올해의 포토 저널리스트-신문, 국제이슈 등 13개 섹션에서 143점이 나왔다. 화려한 스포츠 경기 이면의 쓰라린 장면, 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치열한 투쟁의 현장, 지진으로 아수라장이 된 아이티의 비극적인 모습 등 하나하나가 심금을 울린다. 백 마디 말보다 더 호소력이 큰 사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올해 동강사진상은 사진 예술에 사회성을 부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계원디자인예술대 오형근 교수가 받게 된다. 이번 전시회엔 그가 다뤄온 여성사진 가운데 ‘아줌마’와 ‘소녀연기(少女演技)’, ‘화장소녀(化粧少女)’ 등 세 시리즈물이 나온다.

‘친절한 금자씨’나 ‘스캔들’, ‘장화홍련’ 등 40여 편의 영화 포스터를 찍고 ‘보그’나 ‘엘르’ 등 패션지 사진도 찍은 그는 거리에서 사회적 풍경을 담은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아줌마와 여고생 화장소녀 등 한국 사회 특정 인물군의 유형을 다루는 초상 작업을 내놨는데 이 가운데 1999년 `아줌마’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에 나왔던 그의 작품들은 당시로선 흔치 않은 주제라서 아줌마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름다운 인물이 아니라 그 시대의 특성을 나타내는 인물을 보려는 그의 자세는 상투적으로 접근하는 우리의 초상사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형근의 작품은 동강사진박물관 별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보도사진가전은 ‘얼굴, 인생을 읽다’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최재영, 박상문, 박종우, 손홍주, 권혁재, 서헌강, 조성수, 석재현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

우리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반영해 천 가지 만 가지로 바뀐다. 사진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포착해 그 사람이 지닌 내면의 심성이나 사회에서 그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전한다. 거기에 나타난 한없이 순수한 아이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게 그대로 녹아들 것 같고 이글거리는 이방인의 강렬한 눈동자는 보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사진을 보는 방법, 사람을 보는 방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로 보도사진가전은 동강사진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지난 2002년 시작해 10회를 맞는 동강국제사진제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회고전도 열린다. 동강사진박물관 별관에서 열리는 ‘10년 기념전’에선 우선 사진이나 발간물 등 기록 자료를 통해 그간의 사진제를 정리하게 된다. 또 최광호와 이갑철, 김기찬, 최민식, 성남훈, 김아타, 강홍구, 이상일, 강용석 등 역대 동강사진상 수상자들을 회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화예술회관에선 ‘적과의 동침’이란 주제로 테마기획전이 열리는데 박영미 김상돈, 김윤호, 이문호, 장유정, 최승훈+박선민 작가 등이 사진을 인식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이들의 작품에선 예술로 들어온 사진이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철학으로 향하려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문화예술회관에선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이 열리는데 지난 4년 동안 춘천, 원주, 강릉, 정선·태백 등 4개 권역에서 진행한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 선정 작가인 심창섭, 홍인복, 손봉희, 박노철, 원종호 등 5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영월군의회에선 ‘상동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에선 한 때 세계 제일의 매장량을 자랑하며 호황을 누리던 중석광이 폐광되고 석탄산업 마저 침체되면서 한때 2만5000명에 달하던 인구가 지금 1600명 선으로 줄어든 상동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보게 된다.

한편 군청 소재지 거리에선 ‘영월 바라기’라는 주제로 설치전이 열린다. 이재구와 김호영, 난다, 신익기, 조아름 등의 작가가 나름 독창적이며 실험적인 방법으로 영월의 역사와 미래를 조명하게 된다.

또한 7월 24일과 30일, 8월 6일 등 3주 동안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사진 전문가의 공개강좌가 동강사진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 강좌에선 최민식 안장헌 이완교 사진가가 나와 사진예술의 세계와 사진가로서의 삶에 대해 털어놓을 예정이다.

이외에 7월22일부터 24일까지 여성회관에선 동강사진워크숍도 열리는데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나와 사진에 대한 다양한 강의를 하게 된다.

[글 = 정진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