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포토에세이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160

심봉사(심창섭) 2012. 11. 2. 17:09

 

 

아듀 ~

*

 

애지중지하던 아날로그 사진기를 가방에 넣는다.

 오래된 장롱처럼 퇴색하고 조금은 삐걱거리며

이미 모난 귀가 둥글게 닳아 속살이 드러났지만 잠시도 놓지 않던 애물이었다.

 미안스럽고 아쉬움이 컸지만 모른 체하고 가방 깊숙이 넣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어휘가 떠오른다.

변화된 세월의 힘에 부쳐 스스로 갇히기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렇게 사라지고 있지만

그 동안의 전공으로 남은 인생을 넉넉히 추억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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