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감속에서도 파로호의 가을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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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화천 파로호에서 배를 타고 평화의 댐을 다녀왔습니다.
물안개 피어나는 호수도 아름다웠고
단풍과 갈대의 모습이 어우러지는 가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일먼저 떠오르는게 단절이란 단어였습니다.
어린시절 소양강을 가로막은 사력댐의 돌무리 앞에서 먹먹해 하던 기억이
평화의 댐과 오버랩되면서 순간적인 빈혈증세에 흔들립니다.
그래도 늘푸른 소나무 몇그루의 어울림이 있기에
그 높다란 벽 앞에서 숨을 쉬며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시야를 가로막은 그 돌무지 앞에서 평화를 떠올리려 했는데
가슴은 그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 높다란 벽 바로 앞 호수의 가을은 이리도 아름다웠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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