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

12지신상 사진 및 설명(1) 쥐, 소, 호랑이, 토끼

심봉사(심창섭) 2011. 1. 2. 09:50

 

 

쥐띠 해는 풍요와 희망과 기회의 해이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났다고들 한다. 쥐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해는 크지만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본능이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 재물, 다산, 풍요 기원의 상징으로서 구비전승에 두루 나타난다.

중국에서 甲乙丙丁 등의 십간(十干, 天干)과 자축인묘(子丑寅卯) 등의 (十二支, 地支)의 글자를 아래 위로 맞추어 날짜의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3천년 전부터이다. 그것은 갑골문에 丙子, 癸未, 乙亥, 丁丑 등의 글자들이 보임으로써 알 수 있다. 그러나 십간과 십이지를 배합하여 60갑자가 합성된 것은 상당히 연대가 지난 뒤에 성립되었다.
이것을 가지고 연대로 표기한 것은 한대(漢代)인 기원전 105년인 丙子부터 시작되었다. 약 2천년 전이었다.
12지에 대하여 자를 쥐, 축을 소, 인을 호랑이 등 동물을 배정시킨 것은 2세기경인 후한(後漢) 왕충(王充)의 논형(論衡)에서 처음으로 생긴 것이다. 이런 것들이 생기면서 오행가(五行家)들이 십간과 십이지에다 金木水火土의 오행을 붙이고 상생상극(相生相剋)의 방법 등을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배열하여 인생의 운명은 물론 세상의 안위까지 점치는 법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것을 가지고 운명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근거가 없는 일이지만 다만 세상이 시끄럽고 개인의 미래 생활이 불안하여 해가 바뀔 때마다 어떤 새로운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정초가 되면 누구나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 해의 수호동물(守護動物)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의 띠동물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새해의 운수를 예점(豫占)하려고 했다. 또한 그 해에 태어난 아이의 운명과 성격을 띠동물과 묶어서 해석하려는 풍속도 있어 왔다. 새로운 띠동물을 대하면서 그 짐승의 외형, 성격, 습성 등에서 상징적 의미를 만들어 새해를 설계하고 나름대로 희망에 찬 꿈과 이상을 품는다.
물론 이들 12지의 띠짐승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명하게 제시할 수는 없지만 우리 조상들은 각 띠동물로부터 상징적 의미를 찾아서 나름대로 한 해의 운수를 예견하려 했고, 나아가서 생활 교훈과 행동 원리까지 얻었다는 사실은 여러 풍속과 문헌, 유물, 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쥐가 십이지의 첫자리가 된다. 그렇게 된 사연을 말해 주는 설화가 몇 가지 있다.
옛날,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했다. 이에, 그 선발 기준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으로부터 그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짐승들은 기뻐하며 저마다 빨리 도착하기 위한 훈련을 했다. 그 중에서도 소가 가장 열심히 수련을 했는데, 각 동물들의 이런 행위를 지켜보던 쥐가 도저히 작고 미약한 자기로서는 먼저 도달함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그 중 제일 열심인 소에게 붙어 있었다. 정월 초하루가 되어 동물들이 앞다투어 달려왔는데, 소가 가장 부지런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였으나, 도착한 바로 그 순간에 소에게 붙어 있던 쥐가 뛰어내리면서 가장 먼저 문을 통과하였다.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쥐가 십이지의 첫머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미약한 힘을 일찍 파악하고, 약삭빠르게 꾀를 쓴 것이다.

 

소띠 해는 여유와 평화의 한해이다. 소띠 해는 을축(乙丑)→정축(丁丑)→신축(辛丑)→계축(癸丑)의 순으로 육십갑자에서 순환한다. 십이지의 소(丑)는 방향으로는 동북, 시간적으로는 새벽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12월을 지키는 방향신(方向神)이자 시간신(時間神)이다. 여기에 소를 배정한 것은 소의 발톱이 두 개로 갈라져서 음(陰)을 상징한다는 것과 그 성질이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아서, 씨앗이 땅 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丑]는 참고 복종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니 찬 기운이 스스로 굴복하기 시작한 것을 상징한다
소는 우리 나라의 농경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어 마치 한 식구처럼 생각되어 왔다. 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노동력일 뿐 아니라 운송의 역할도 담당하였고,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비상금고의 역할까지 하였다. 사람들은 사람 이외에는 소가 가장 친숙했던 동물이었다. 소는 우직하나 성실하고 온순하고 끈질기며 힘이 세나 사납지 않고 순종한다. 이러한 소의 속성이 한국인의 정서 속에 녹아들어 여러 가지 관념과 풍속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라고 했다.
우리 나라의 민속에는 특히 소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 민속이 농경문화 중심으로 발달되었기 때문에 농사의 주역인 소가 여러 풍속과 깊은 관련을 맺어 온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앞서 우리는 소를 한가족처럼 여긴다고 했다. 그래서 소에 대한 배려도 각별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짚으로 짠 덕석을 입혀 주고, 봄이 오면 외양간을 먼저 깨끗이 치웠으며, 겨울이 올 때까지 보름마다 청소를 해 주었다. 이슬 묻은 풀은 먹이지 않고, 늘 솔로 빗겨 신진대사를 도왔으며, 먼길을 갈 때에는 짚으로 짠 소신을 신겨 발굽이 닳는 것을 방지하였다.
우직하고 순박하여 성급하지 않는 소의 천성은 은근과 끈기, 여유로움을 지닌 우리 민족의 기질과 잘 융화되어 선조들은 특히 소의 성품을 아끼고 사랑해 왔다. 이처럼 소는 우리 생활과 가까운 곳에서 가장 친근한 동물로 함께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민속학적인 모형이 만들어 졌다.
소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과연 소를 닮았을까?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처럼 끈기 있게 꾸준히 노력하여 결국 성공을 만드는 사람 중에 소띠 태생이 많다. 바로 소띠들의 공통점이 근면과 성실이다. 그러나 고집하나 대단해서 그야말로 황소고집이라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기 페이스로 밀고 나가기 때문에 설득하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소귀에 경읽기’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사교적인 것 같으면서도 고독한 것이 소띠들이고 일을 위해 태어나 일을 하다 죽는 것도 소띠다. 그러나 ‘겨울 소띠는 팔자가 편하다’, ‘그늘에 누운 여름 소 팔자다’라는 말처럼 시절만 잘 타고나면 일하지 않고 편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일복이 많은 소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다. 또한 소는 둔한 것 같으면서도 신나는 일에는 ‘쇠뿔도 단김에 빼듯‘ 침식을 잊고 해내지 않으면 몸살을 앓는 것도 소띠들의 공통점이다. 한번 마음먹었다 하면 하늘이 두쪽이 나도 해내는 사람 역시 소띠이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났다 하면 자신의 감정을 조정하지 못하고 한바탕 떠들썩하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강자에 강해 강자에게는 결코 무릎을 꿇지 않지만, 약자에게는 예상외로 인정과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세계 대부분의 모든 나라에서 각 동물은 저마다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에서는 물고기가 재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신년 연하장이나 장식용 벽걸이에 많이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복을 부르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각 가정마다 손을 들어 복을 부르는 고양이 장식품을 하나 정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에 있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호랑이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 한반도는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한다 하여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우정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인류의 대제전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호돌이’가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했다. 잘 발달되고 균형 잡힌 신체 구조,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의 호랑이는 산군자(山君子), 산령(山靈), 산신령(山神靈), 산중영웅(山中英雄)으로 불리는 백수의 왕이었다.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는 영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예의바른 동물로 대접받기도 하고,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어리석은 동물로 전락되기도 했다. 우리 조상은 이런 호랑이를 좋으면서 싫고, 무서우면서 우러러보았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시작되는 옛날 이야기 속에는 의래 재미있는 호랑이 이야기가 있다. 힘세고 날래지만 한없이 어리석어 사람에게는 물론 토끼나 여우, 까치 등에게 골탕먹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들이 있다. 반면, 호랑이가 신통력을 지닌 영물로 사람이나 짐승으로 변신도 하면서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의(義)를 지키고 약자와 효자, 의인(義人)을 도우며 부정함을 멀리하는 신비스런 동물로 등장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도 있다.
호랑이가 한반도에 출현한 것은 3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주 반구대 바위그림 호랑이의 풍요적 기원, 청동기 시대 호형대구에서 보이는 역사적 상징성, 와당 도자기 등의 민예품에서 보이는 풋풋한 예술성과 재기 넘치는 익살, 민화와 산신도에 나타난 질박함과 종교적 기원 등등 수많은 민예적 정취를 호랑이는 또한 함축하고 있다.

범띠는 대체로 일찍 성숙하여 만인을 통솔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 출세도 빠르고 위엄도 있다.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책임감이 많다. 범띠생은 충동성과 원기왕성함을 갖고 있다. 쉴새없이 마구 설쳐대기를 좋아하는 범띠생은 보통 참을성 없이 행동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의심이 많은 성격 때문에 그는 머뭇거리거나 조급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 그는 남을 믿거나 자기 감정을 가라앉히는 일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매사 서두는 경향이 있어 속전속결하다 보니 사업에 실패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성미가 급한 만큼 진지하고 다정다감하고 관대하기도 하다. 의협심이 많아서 자신은 돌보지 않아도 남의 일은 도와주고자 하며 그 어떠한 어려움이 따라도 끝까지 보살펴 주는 것을 좋아한다. 기가 꺾인 범띠생에는 말만이 아닌 진정한 동정이 필요하다. 그를 위로하는 데 인색하게 굴지 마라. 상황이 뒤바뀐다면 그는 당신에게 두 배로 보답할 것이다.

 

 

 

옛이야기나 동요, 민화, 동시 등에서 토끼는 조그마하고 귀여운 생김새, 놀란 듯한 표정에서 약하고 선한 동물, 그리고 재빠른 움직임에서 영특한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토끼처럼 천년만년 평화롭게 풍요로운 세계에서 아무 근심걱정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理想世界)를 꿈꾸어 왔다.
토끼는 장수의 상징(an emblem of longevity)이며, 토끼는 달의 정령(the vital essence of the MOON)이다.
토끼는 새해를 맞이하기 이전까지는 언제나 자신이 만든 행로로 다니는 외길 인생이다. 그래서 겨울이 지나가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오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다른 동물로부터 방어하기 위하여 명석한 두뇌로 수학적인 통행로를 생각하고 가장 빠른 길, 가장 안전한 길을 자기의 안식처와 연결해 놓을 줄 아는 치밀하고 명석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인간사에도 치밀하고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여 주로 학자나 교직자로서의 임무를 맡는 외길 인생을 사는 것이다.
이와 반면, 자신의 체질에 적합한 직업이야 말로 의욕과 긍지를 갖고 열심히 뛰는데 과분한 욕심으로서 불황의 늪(겨울, 새해를 맞이하기 전)인 기간에 사세를 확장하던가 분수에 어긋나게 위를 쳐다보며 보행한다면 순식간에 일이 벌어진다. 토끼는 덫에 걸려 꼼짝없이 당하는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토끼라는 놈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앞으로만 급하게 전진할 뿐, 사업이 순조롭지 못하면 뒤로 한 발짝 물러나서 사태를 살필 줄도 알아야 하는데, 빠지면 빠질수록 냅다 전진만 해서 폭삭 망하는 신세는 시
간문제인 것으로 결국 사업은 망하고 몸은 병들어 폐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토끼가 다니는 통로망은 철두철미하고 질서 정연하다. 사람도 이와 같이 대인관계에서 언제나 한계선과 거리감을 두어 위·아래를 분명히 하고 이론적으로도 앞뒤를 맞춰 질서 정연하게 대화를 나누는 소질이 다분하다.
토끼가 들어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뚜렷한 이론을 펼치나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를 쉽게 현실과 결속시키려는 무모함을 저지르기도 한다. 영리하면서도 깜짝깜짝 잘 놀래는 토끼는 여성의 마음을 상징하며, 또한 토끼는 음(陰)이니 음(陰)의 여신이다. 깊은 산 속이나 야산에서 야행을 즐기며 동이 트는 동쪽을 향해 뚫려 있는 범의 굴에서 겁도 없이 아침잠을 졸다가 범이 밖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자기의 굴로 돌아와서 동쪽에 떠오르는 태양을 맞으며 잠을 청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토끼의 눈이 빨갛게 된 것이다.
여성을 대표하는 산신이자 산신을 보조하는 산신령을 뜻하기도 한다.
토끼는 원숭이의 궁둥이를 싫어한다. 자신의 눈 색깔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묘신원진(卯申怨嗔)이 된 이유이다. 자고로 세계 어느 곳을 가보아도 원숭이가 사는 곳에 토끼가 같이 사는 법이 없다고 한다. 참으로 자연의 이치가 묘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토끼는 돼지의 분비물 냄새와 힘을 부러워하고, 양의 초연한 청승스러움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여 해묘미삼합(亥卯未三合)이 되는 것이다. 돼지코와 양의 코를 반반씩 닮은 것이 토끼의 코이기도 하다. 성격면에서도 돼지의 우묵함과 양 뿔의 건방진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