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포토에세이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58

심봉사(심창섭) 2013. 2. 13. 18:41

 

이 떠있는 푸른밤

*

초저녁의 어두움이 사진 속에서 푸른 물감으로 피어난다.

달빛에 만족할 수 없는 도시의 불빛들이 점점이 떠오르자 호수는 비로소 안정을 찾는다.

가끔씩 소양2교 서치라이트가 허공을 헤치고

삼각대에 몸을 의지한 사진기가 창을 연지 이미 오래되었건만

어둠이 깊어 빛의 양을 충족할 수 없는 렌즈 앞쪽으로

춘천의 봉의산이 묵화처럼 떠있다.

그 어둠속에서 의식 하나가 부스스 깨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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