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글

어린이 백일장 공모전 심사평

심봉사(심창섭) 2018. 8. 15. 10:02



 심사평

 

초등학교 저학년부

 

* 원고지에 꼭꼭 눌러쓴 원고를 보다 이렇게 활자로 출력된 아이들의 생각을 엿보는 행위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 글쓰기에 무관심한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우려를 했었는데 예상외로 응모 편수가 많아

 흐뭇했다. 아이들이 열심히 책을 읽은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

대체로 독서 감상문의 형식을 잘 갖추고 있었고, 문장력도 뛰어났다.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서술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거기에 자신의 생각까지 잘 표현한 작품이 많아 심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만 어린이백일장 공모전의 취약점인 대필행태가 곳곳에 드러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춤법과 띄어쓰기, 단락 나누기 등이 제대로 안 되어 있고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으로 이뤄진 글이 많았다는 점이다.

 독서 감상문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순수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 많아 심사 내내 즐거웠다.

굳이 심사평을 한다면 아직도 줄거리 위주로만 독후감을 작성한 학생이 너무 많았다.

책의 줄거리만을 요약하는 것이 좋은 독후감이 아님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

지은이의 생각과는 달리 너무 내용만을 길게 서술한 글이 많이 보였다.

처음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너무 장황하게 나열하거나, 형식적인 감동이나 소감을 너무 길게 늘이는 글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주제와 관계없는 서론적 글이 너무 길었고 줄거리에만 매달려 자기 생각을 드려내지 못한 내용이 많았다.

독서 감상문은 책을 정독한 후 줄거리 요약이 아닌 책 내용과 견주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수의 감상문은 책의 내용과 자신의 의견을 조화 있게 표현했고, 상상력이 돋보였다,

또 다양한 책을 선택하여 독후감을 쓴 것과 책 읽기를 통하여 자기반성에 도달하고,

희망과 꿈을 갖는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했다.

 

끝으로 어린이답지 않은 문장력과 단어의 선택 등 독후감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이

오히려 입상자 선정에 어려움이 많았음을 실토한다.

과연 아이들의 눈높이가 이렇게 높아진 것이 순수한 아이들의 생각으로만 표현되었는지에

자꾸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든다. *                                                                                                                         [2016 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