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글은 2011년 춘천예총에서 발행한 춘천예술지에 게재한 내용을 옮겼습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과 개성이 빛나는
4인 4색의 춘천 테마사진 4인전 탐방
- 이번 호에서는 실험적이고 작위적인 작품사진 구축으로 언론으로부터 개성 있는 4인 4색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춘천 테마사진전을 심층 소개해 본다.
심상만(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 심장섭(춘천정보관 강사) 심창섭(2010년 춘천시문화재단 입주 작가) 박광린(춘천예총회장) 4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사력 30여년이 넘는 중견작가들이다. 이처럼 소수의 인원이 27여년의 역사와 14회의 사진전을 지속해 나가는 예는 강원 사진예술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언제부터인가부터 사진계에 테마사진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다. 이 용어의 사용은 아마도 그동안 전시형태가 낱장개념의 단 사진 모음전시에서 근래 중앙사단에서 붐을 이루며 당연시 되고 있는 주제가 있는 전시, 엮음사진의 형태를 시원으로 볼 수 있다.
대학에 사진 전공학과가 늘어나고 해외유학으로 선진문명을 접한 젊은 사진가들이 하나의 테마가 있는 사진전을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번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사진인들 주제가 없는 것은 있겠는가. 주제란 메시지와 같은 개념으로 사진 속에 직․간접적으로 스며있는 것으로 제목이라는 또 하나의 다른 용어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본고에서는 전체적 사진을 일관된 주제로 전개하는 단사진의 반대개념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감상자의 시선에 앞서 작가의 의식이나 일관된 주장을 표현대상으로 목적하는 것이 바로 테마 사진전이라 생각된다. 즉 눈에 보이는 사물의 미시적이고 외피적 형태의 설명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이나 사상, 또는 감정을 통일된 표현대상으로 삼는다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즉 삶의 행보에서 얻어진 경험과 지식의 반영을 위해 작자의 인생관으로 사물을 재해석하거나 하나의 주제 속에 자신만의 색깔이 농후한 기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테마사진전이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지방(춘천사단)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대개 단 사진을 모아 전시하는 소위 리얼리티 사진과 살롱사진전 등이 주류를 이루며 이러한 전시가 교과서적인 행태로 거듭되었다.
한 장으로 화면을 완벽하게 구사하여야 하는 공모전 사진류와는 달리 테마사진은 의도적인 사고와 접근으로 한 장의 사진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기승전결의 쾌감과 작자의 사고를 여러 장의 사진으로 정확히 전달하기가 용이하다. 그렇기 때문에 테마사진이란 단사진과 비교하는 하나의 분류일 뿐이지 절대 우월을 가리는 형태는 아닌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기록을 따르면 춘천의 예술사진은 한국전쟁 이후를 태동기로 보고 있다.
빵이 해결되기도 힘든 그 참담한 경제와 지방이라는 척박한 토양의 여건에서 춘천사진계의 계보가 가늘지만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올 수 있었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뿐이다.
그 가늘고 여린 끈이 1980년 초부터 활성화되어 매년 많은 사진전이 개최되고 또 사진작가협회가 중심이 되어 여기저기에 동호회가 결성되면서 수많은 사진가를 양성하면서 춘천의 사진계는 눈이 부시리 만치 외형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강원대를 비롯하여 많은 대학이 소재한 도청소재지 임에도 불구하고 사진학과가 한곳도 없는데다가 중앙에 진출하여 활동하는 지도자 부재로 늘 외곽지대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다행히 개인적으로 중앙과 통로를 이어가는 몇몇 사진가의 노력으로 그 나마 겨우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소외지역이라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고정화된 형태의 사진전시에 식상하거나 탈피하고자하는 몇몇의 사진인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아발견을 추구해 보자며 시작한 것이 바로 춘천 테마사진전이다.
물론 처음부터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거나 들어나기 위한 것이기 보다는 마치 육류에 식상한 식탁에서 야채류 식탁으로 신선감을 찾아보겠다는 자구책의 일환이라 해도 무리가 없는 표현이리라.
27년 전인 1984년 발족되어 이듬해 춘천 어린이 회관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올해 14회의 전시를 치렀다. 남다른 긍지와 자부심으로 이어가고 있으나 해를 거듭 할수록 기성사진가로서의 어떤 책임감과 무게감으로 버거워했던 시간과 경제적 여건으로 전시회를 거를 수밖에 없었던 몇 년간의 아픔도 상처로 남았지만 타 지역 초청전으로 우물을 벗어났던 시간은 신선한 기쁨으로 떠오른다.
테마전과 유사한 전시형태가 도내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결실이라 생각된다. 26년의 연륜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변함없이 자기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 테마사진전은 도내에 유일 무일한 모임으로서 해를 거듭 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테마사진전은 처음부터 작가의 새로운 시도성과 개성표현을 위한 실험적이고 작위적인 사진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아직도 미완성일 뿐이다. 그러나 늘 깨어난 정신과 창의적인 사고로 작품에 열정을 다하는 모습으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
또한 전시장의 다변화와 성장을 위해 새로운 전시형태(display)와 액자(frame) 등 변화된 시도를 통해 전시개념을 또 하나의 예술적 표현으로 전시의 품격을 승화시켜 나가고 있는 것도 본 테마전의 특징이기도 하다.
테마사진의 회상. 회상이란 돌아봄이다. 26년의 성년이 되어 본고를 통해 어린 시절의 즐거움과 아픔을 기억해보는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에 설사 잘․잘못이 있었다 해도 이젠 과거의 일뿐이다. 지나간 실적에 대한 변명도 자랑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심기일전하는 시간의 발판으로 다시 출발점에 서는 초심의 마음으로 다시한번 자세를 가다듬어본다.
시들지 않는 실험정신으로 테마사진전의 중심축에 있는 심상만을 비롯하여 심장섭, 심창섭, 박광린 4인 모두가 사력이 3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고 있다. 그러나 연륜이 사진예술의 성장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며 겸손의 마음을 깨워나가고 있다. 해마다 전시회를 마치고 나면 자성하는 토론의 장을 통해 더 나은 다음전시회를 위해 고민하고 사고하는 자세로 일관하며 정체성을 굳혀나가고 있다.
여건이 허락하는 때까지 테마사진전이 계속될 수 있도록 남은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해 춘천뿐만 아니라 강원사단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과 진정한 순수 사진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심창섭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 " 차 한잔 하시지요. (0) | 2012.12.08 |
---|---|
수필- 현시대의 초상 (0) | 2012.11.01 |
이순의 나이에 불러그가 된 까닭은? (0) | 2011.12.30 |
향토사 -청평사 문수원중수기비복원사업 추진경위 (0) | 2011.12.10 |
향토사- 청평사 문수원기비 복원관련 머리말 (0) | 2011.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