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포토에세이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7

심봉사(심창섭) 2013. 1. 1. 12:40

 

새해아침, 하얀 눈이 내립니다.

*

눈이 없는 겨울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손발이 시려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 어렵기는 하지만

눈이 내리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불쑥 전방으로 군에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눈 풍년에 눈 치우기가 너무 힘이 든다며,

'눈이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쓰레기 같다'고 하소연하는 소리가

전화기 속에서 애잔하게 메아리집니다. 

마당에 내려 앉은 눈은 치우셨는지요.

저 또한 아파트생활이지만 빗자루를 들고

새해아침의 길목을 쓸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아들의 감성에 동조 할 수 없는 아침이었습니다.

정말 풍성하게 눈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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