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진은
*
가끔은 빵이 되지도
명예가 되지도 못하는 사진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게 아닌지 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작품의 크기로
수입한 고가의 액자로
법전처럼 양장제본 된 사진집으로
전공자라는 가방끈의 길이에 주눅이 들기만 했다.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는 정통파(?) 틈에서
향촌의 촌부가 할 수 있었던 건
나만큼의 키 자람과
나만큼의 감성으로 키운 세월이었다.
사진을 삶의 족적으로 남기기에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예술은 그저 외로움과 고독일 뿐이라는 선인들처럼 유유자적하며
작품이 남던, 기억조차 사라지던 아량 곳 하지 않기로 한다.연륜이 아닌 세월의 더께와
회한의 무게로 다가오던 압박감을 벗어내니
사진은 그저 즐거움을 함께하는 또 하나의 반려자일 뿐이었다.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짐을 느낀다.
안개는 아직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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