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사랑하다 뱀이 된 총각▮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에 소재한 천년고찰 청평사에 전해지는 ‘상사뱀과 공주’의 애틋한 전설이다.
*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곳 청평사에는 "상사뱀과 공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지고 있다. 옛날 중국(당 태종)의 딸인 공주와 한 평민청년이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당시의 관습상 공주와 평민의 사랑은 불가하던 시기였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처럼 몰래 공주의 궁을 드나들던 청년이 붙잡히자 격노한 당 태종 은 이 청년을 처형해 버린다. 사형장에서 청년이 참형되자 홀연히 한 마리의 큰 구렁이가 나타나 공주를 찾아가 몸을 칭칭 감아 버린다. 신분상의 차이로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임을 당한 청년의 한恨이 상사뱀相思蛇(사랑병으로 죽은 남자의 혼이 변하여 사랑하던 여인의 몸에 붙어 다닌다는 뱀)으로 화한 것이다.
공주는 자신과 사랑을 나누나 죽임을 당한 청년의 혼을 생각하고 애처로워 했으나 자신 의 몸을 감고 있는 뱀이 징그럽기도 했고 행동의 제약을 받아 점점 야위어만 갔다. 임금 은 용하다는 퇴고의 의원들을 불러 갖가지 처방을 해 보았지만 상사뱀은 꼼짝도 하지 않 았다. 한 고승이 영험 있는 사찰을 순례하며 기도를 드려보라는 권유에 공주는 시녀와 함 께 수많은 사찰을 돌며 기도를 했지만 효험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신라까지 넘어와 사 찰을 순례하다 춘천의 청평사에 다다르게 되었다.
해가 저물 무렵 청평사 입구에 도착한 공주일행은 계곡의 구성폭포 앞 작은 동굴에서 노숙을 하였다. 다음날 계곡 윗 쪽에서 범종소리가 들려오자 공주가 상사뱀에게
" 절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합니다. 음식을 얻어오려고 하니 제 몸에서 내려와 주실 수 있는지요, 너무 피로하고 걷기가 힘겨워 드리는 말씀이니 잠시만 기다리시면 다녀오겠습니다."하니 그동안 한 번도 말을 들어 주지 않던 상사뱀이 웬일인지 순순 히 몸에서 내려와 주었다. 몸이 홀가분해진 공주는 절 입구의 계곡 웅덩이에서 목욕 재계하고 사찰로 들어가니 마침 가사불사袈裟佛事 법회가 있었다. 공주도 스님의 옷 을 손으로 짓는 가사불사 법회에 참여하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한편 상사뱀은 공주가 생각보다 늦어지자 혹시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것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疑懼心에 공주를 찾아 나선다. 절에 도착한 상사뱀이 절문(사천 왕상을 모신 문)을 들어서는 순간 맑은 하늘에서 뇌성벽력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며 벼락이 내리쳐 벼락을 맞은 상사뱀이 죽어 중문을 돌아 빗물에 떠내려갔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공주는 음식을 얻어 가지고 동굴로 내려와 보니 상사뱀이 죽 어 폭포 웅덩이에 둥둥 떠 있는 것이 아닌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공주는 깜짝 놀랐지만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안쓰러운 마 음으로 상사뱀을 정성껏 묻어 주었다.
상사뱀이 몸에서 떨어지자 시원하기는 했지만 자신과의 사랑 때문에 죽은 상사뱀 의 원혼을 달래고자 청평사에 머무르며 그의 극락왕생을 비는 기도를 올렸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임금은 황금 세 덩어리를 보내 하나는 공주의 귀국여비로 쓰도 록 했고, 하나는 석탑을 세우도록 하고 나머지 하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감추어 두 었다가 석탑과 사찰 보수 때 사용하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청평사의 중문은 상사뱀이 돌아나갔다 하여 회전문廻轉門으로 부르게 되었 고 공주가 목욕을 했던 웅덩이는 공주탕으로, 하룻밤 노숙을 했던 동굴은 공주굴로, 폭포 위편 청평사 옛길의 고개마루인 환희령에 세운 삼층석탑은 공주탑이라 부르는 연유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아직도 청평사의 계곡에 묻어두었다는 황금덩어리 하나는 발견되지 않아 세인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곳이다. 등산로로 유명한 오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등산객과 신도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있다. 강원도의 오래된 고찰 중의 하나로 영험있 는 기도처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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