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아침에 못이 되어버린 부잣집 터 ▮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버들개 마을에 소재한 저수지인 아침못朝淵이 만들어지게 된 사연이 담긴 전설이다. 욕심내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교훈이 담긴 애달픈 전설을 물속에 간직한 채 푸른 하늘과 구름을 담고 있는 잔잔한 호숫가에는 몇몇의 낚시꾼이 낚시질하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이 떠올라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는 춘천의 아침못 전설은 이렇게 전승되고 있다.
옛날, 아주옛날 지금의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마을에서 아주 소문난 구두쇠로 이웃이 흉년이 들어 굶어 죽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며, 거지가 와서 구걸을 해도 절대 주지 않는 구두쇠중의 구두쇠였다.
어느 해 따뜻한 봄 날. 노승 한 분이 이 집을 찾아와 시주를 청하였다.
이에 부자는 "원 별 미친놈의 중을 다 보겠군, 내가 언제 부처 덕으로 살았나?"라며 투덜대며 외양간에서 두엄 한 삽을 떠가지고 나와
"이 염치없는 중놈아. 이게 시주니 이거나 받아 가거라."하면서 노승에게 불쑥 내밀었다. 노승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부자를 한참동안 지긋이 바라보다가 짊어진 바랑에 두엄을 받은 후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섰다.
처음부터 이 광경을 몰래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부자의 며느리가 죄스러운 마음에 두엄 시주를 받고 떠나는 노승을 급히 뒤따라가
"스님, 저의 아버님의 성품이 워낙 고지식하셔서 스님을 푸대접해 하신 것 같습니다. 이 쌀은 제가 몰래 가지고 나온 것이나 작은 정성으로 생각하시고 부디 아버님의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라며 간청하였다. 그러자 노승은 "이제 당신 집에 곧 화가 미칠 것이요. 내일 아침 뇌성벽력이 치거든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고 집을 빠져 나오시오. “ 라고 일러주고 떠났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맑은 하늘에서 벼락이 치며 비가 쏟아지자 며느리는 노승의 말대로 집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뒤편 집 쪽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집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란 며느리가 노승의 당부를 잊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이럴 수가? 수대를 거쳐 영화를 누려오던 큰 기와집은 간 곳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커다란 웅덩이가 되어 시퍼런 물만이 넘쳐났다. 놀라움에 입을 다물기도 전에 며느리는 그 자리에 한 덩어리의 바윗돌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주민들은 부자집터가 하루아침에 못으로 만들어진 것은 신의 조화라며 "아침못"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침못은 아침朝자, 못淵자를 써 조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바위로 변해 버렸다는 며느리 바위는 보이지 않는다.
* 마을 냇가에 버드나무가 많은 마을이라서 유포리柳浦里 또는 버들개라는 지명이 유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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