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글

2015 강원한국수필문학상 수상소감

심봉사(심창섭) 2016. 2. 5. 21:17



2015

강원한국수필 문학상 수상소감

                                                                           樂涯 심창섭

 

* 요람에서 흔들리며 시작된 삶이라 그래서일까.

바람을 느낄 수 없었음에도 촛불이 흔들거리듯

참으로 많이도 흔들리며 아파했다.

 

아직도 여행은 끝나지 않아

흔들리는 인생버스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 지나치는 세월의 풍경을 바라본다.

 

오늘도 어제처럼 바람불어와 옷깃을 흔들어도

올곧은 삶이라 고개를 꼿꼿하게 세웠지만

가끔은 예쁜 처자에게 마음이 흔들렸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흔들리지 않고 얻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라는 어느 시인의 詩語처럼

그랬었구나.

흔들리며 핀 꽃과 사랑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그래서 모두가 흔들림을 참아내며 살아가고 있었구나.

흔들림이 결코 나만의 아픔만은 아니었구나.

 

불쑥 당선소식을 접하고

혼자서 술잔을 채우고 비웠다.

등단이라는 관문을 넘어 강산이 변한다는 긴 세월 동안

가슴을 적시는 글 한 줄 남기지 못하고 낯간지럽게도 문인을 사칭하며 건들거렸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참으로 부끄럽다.

아직도 갈 길은 멀데

한잔 술에 발길까지 흔들거리니

세상사 참 별것도 없구나.

 

어차피 요람에서 시작된 인생

흔들리며 살아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