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강원한국수필 문학상 수상소감
樂涯 심창섭
* 요람에서 흔들리며 시작된 삶이라 그래서일까.
바람을 느낄 수 없었음에도 촛불이 흔들거리듯
참으로 많이도 흔들리며 아파했다.
아직도 여행은 끝나지 않아
흔들리는 인생버스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 지나치는 세월의 풍경을 바라본다.
오늘도 어제처럼 바람불어와 옷깃을 흔들어도
올곧은 삶이라 고개를 꼿꼿하게 세웠지만
가끔은 예쁜 처자에게 마음이 흔들렸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흔들리지 않고 얻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라는 어느 시인의 詩語처럼
그랬었구나.
흔들리며 핀 꽃과 사랑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그래서 모두가 흔들림을 참아내며 살아가고 있었구나.
흔들림이 결코 나만의 아픔만은 아니었구나.
불쑥 당선소식을 접하고
혼자서 술잔을 채우고 비웠다.
등단이라는 관문을 넘어 강산이 변한다는 긴 세월 동안
가슴을 적시는 글 한 줄 남기지 못하고 낯간지럽게도 문인을 사칭하며 건들거렸다.
부끄럽다.
부끄럽다.
참으로 부끄럽다.
아직도 갈 길은 멀데
한잔 술에 발길까지 흔들거리니
세상사 참 별것도 없구나.
어차피 요람에서 시작된 인생
흔들리며 살아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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