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옛사진

토마즈누조 기증사진 - 아이들

심봉사(심창섭) 2011. 12. 5. 11:45

 

  -  나귀가 끄는 마차에 타고 신나하는 소녀들의 재잘거림과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듯하다. 무표정하게 고삐를 잡고 가는 마부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 아이들의 옷차림이 산뜻한 것으로 보아 추석 때의 사진으로 보인다.

   과일로 친구들을 유혹해 보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별관심을 주지 않는 소녀들 뒤로 초가집을 닮은 산세와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 나무가 유일한 난방용 땔감이자 취사용 화력이던 시절, 지게를 질 수

                             있는 체격만 되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땔나무를 하던 어려운 시절

                             이었지만 지게를 진 소년의 표정은 밝고 건강하 기만 하다

                           - 비록 검정고무신에 핫바지를 걸쳤지만 빨간 단풍나무가지를 든 소년의

                              밝은표정에서 풍요롭고 아름다운 가을이 연상된다.

 

                           - 커다란 청바지에 미군용 모자를 쓴, 그리고 바지저고리에 조끼까지

                             입은 소년들의 차 렷 자세가 앙증맞게 다가온다. 아직도 아이들 뒤편

                             으로 파락 싹이 남아있는 늦가을의 풍경이다.

 

                          - 수레에 가마니를 깔고 올라탄 색동저고리 소녀와 초등학교 교모를 쓴

                             형인듯한 소년이 수레를 밀어 주고 있다 . 뒷편에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아 무슨 행사(잔치)가 있는 듯 하다.  

 

                      - 사진이 귀하던 시절 모처럼의 촬영은 신기하면서도 즐겁기만 하다. 

                         더구나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 찍어주는 사진이지만 낯설어 하지않고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으로 보아 여러차례의 만남이 있었던것 같다.

            

- 동네마다 한 두 군데씩 있던 디딜방앗간 모습이다.

초가지붕 위에는 호박을 말리고 아직도 파와 배추가 밭에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는 계절이다.

                           - 동생을 업은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이 당차게 보인다. 어려도 집안일에

                             한몫을 거들어야 했던 한국에 누나 언니들 “이왕이면 예쁘게 찍어주세요”

                           - 동생을 돌보는 건 누나들의 당연한 할일이었다. 포대기 끈을 위 아래로

                             질끈 동여매고 자꾸만 흘러내리는 동생을 업고도 동네를 돌다보면

                             엄마가 밭에서 돌아오실 저녁무렵이 되곤했다.

                          - “영철아! 저기 사진기를 좀 봐!”

                          포대기에서 얼굴만 내밀은 소년의 무표정한 표정도 단발머리를 한 소녀의

                          적극적인 포즈에 화면이 가득 차오른다.

                           - 사진기증자인 누조가 아이들을 유독 좋아해서 인지 아니면 한국에서의

                             추억 모으기인지 알 수 없지만 빨래가 널리고 호박넝쿨이 담장을 메운

                             가을의 어느 날 한국의 정취가 아이들과 그의 사진기에 채집되었다.

- 소녀의 손에 들려있는 국화꽃이 가을을 알려준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것이 낯설고 어색할 텐데 자연스럽게 촬영한 것으로 보아 평소에 유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뒤편 언덕에 철조망과 초소로 보이는 판자 건물로 보아 부대부근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