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톡, 톡, 토옥~ 타 닥! 낙숫물 소리가 그치지 않고 이어진다. 느리기는 하지만 나름의 박자감이 있다. 소리가 울릴 때마다 모니터 화면에 모음과 자음이 결합되며 글자가 한자씩 완성된다. 마치 석수장이가 글자를 새기는 듯 지극한 노력과 정성이다. 독수리 타법보다도 더 느리다는 낙숫물 타법이다. 양손의 검지와 중지가 나름 바쁘게 움직이지만 더듬거리는 거북이걸음이다. 게다가 병아리 물먹고 하늘 보듯 쉴 새 없이 자판과 화면을 보며 까닥이는 고갯짓까지 동반한다. 그런 모습으로 27여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참 둔하고 딱한 사람이라고 하겠지만 변명할 사연이 꽤나 길다,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서류는 펜으로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이후 사무실마다 타자기가 놓였지만 그건 여직원의 몫이었다. 직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