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흔들리는 일상 흔들리는 일상 심창섭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밤새 어깨를 맞대고도 모자라 통로까지 넘쳐나던 차량들이 약속이나 한 듯 꼬리를 물고 쫓기듯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겨울방학 기간인데도 밖에서 노는 아이들조차 없는 도시의 아파트 주차장. 피아노의 검은 건반처럼 여기저기에 이 빠.. 심창섭의 글 2010.04.23
"시선 " 동강사진축제 강원사진가 초대전 출품작품 * 사진적인 소재를 마주하고 빈 여백에 이미지를 그려보는 순간의 설레임을 사랑한다. 화인더를 통해 보는 나만의 작은 세상을 사랑한다. 촬영순간의 행복감을 증폭시켜주는 밁은 셔터소리를 사랑한다. 현상액 속에서 도란도란거리는 입자들의 속삭임을 사랑한다. 음회를 보면서 양화를 떠올리는 시.. 심창섭의 작품사진 2010.04.23
수필 - 팔불출(八不出) 팔불출(八不出) 심 창 섭 * “아빠! 왜 사이다만 먹으면 코에서 비가와? ” 하며 턱 앞에서 크고 초롱한 눈망울을 꿈벅이던 막내녀석이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열흘에 한번씩 주는 1,000원의 용돈으로 올해 어버이날엔 제 엄마에게 8,000원의 거금을 주고 산 빨간 카네이션 꽃다발을 안겨 아내를 .. 심창섭의 글 2010.04.22
[스크랩]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1954~ )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세샹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에 .. 좋은글 모음 2010.04.22
[스크랩] 키스 키 스 -김종미(1957~ ) 뜨거운 찌개에 같이 숟가락을 들이대는 우리는 공범자다. 말하자면 공범자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숟가락에 묻은 너의 침도 반쯤 빨아먹은 밥풀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 국물 맛에만 집중할 동안 오직 뜨거운 찌개가 있을 뿐이다. 짜거나 싱거울 때도 우리는 숟가락을 잘 저어.. 좋은글 모음 2010.04.22
[스크랩] 키스 키 스 -김종미(1957~ ) 뜨거운 찌개에 같이 숟가락을 들이대는 우리는 공범자다. 말하자면 공범자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숟가락에 묻은 너의 침도 반쯤 빨아먹은 밥풀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 국물 맛에만 집중할 동안 오직 뜨거운 찌개가 있을 뿐이다. 짜거나 싱거울 때도 우리는 숟가락을 잘 저어.. 카테고리 없음 2010.04.22
[스크랩] 삶 삶 -고은(1933~ )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 좋은글 모음 2010.04.22
[스크랩] 단추를 채우면서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1942~ )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잘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일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 좋은글 모음 2010.04.22
[스크랩] 자연론 자연론 - 정일권(1958~ ) 풀 한 포기 밟기 두려울 때가 온다. 살아 있는 것의 목숨 하나하나 소중해지고 어제 무심히 꺽었던 꽃의 아픔 오늘 몸이 먼저 안다. 스스로 그것이 죄인 것을 아는 시간이 온다. 그 죄에 마음 저미며 불안해지는 시간이 온다. 불안해하는 순간부터 사람도 자연이다. 좋은글 모음 2010.04.22
수필 - 손끝으로 다가오는 작은 행복 손끝으로 다가오는 작은 행복 심 창 섭 - 태를 자른 곳이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포근함과 그리움의 대명사이다. 그것이 내가 춘천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이다. 청년기에 잠시 타향 살이에서 젖은 손수건의 의미를 실감한 후 고향을 떠날 엄두를 못 내고 있.. 심창섭의 글 201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