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꿈을 꿀까, 꿈을 이룰까? 꿈을 꿀까, 꿈을 이룰까? 沈昌燮 * 어디선가 소곤소곤 거리는 듯한 아주 작은 소리에 잠이 깨었다. 눈을 부비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늦게 잠들은 아내가 깰까봐 살며시 안방문을 열었다. 창밖의 보안등 불빛에 어슴푸레 거실의 윤곽이 드러난다. 딸아이의 방문 틈사이로 불빛이 가늘게 삐져나오고 있.. 심창섭의 글 2010.04.19
꽁트 - 솔로몬의 미소 솔로몬의 미소 沈 昌 燮 - 10여명에 불과한 우리사무실 과원의 행보는 늘 뻔했다. 집집마다 가족의 취향은 물론 젓가락 숫자까지 서로를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지가 벌써 10여년이 넘었으니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아무리 헌옷을 입고와도 못보던 옷을 입고 오면 착복..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 타임머쉰 타임머신 심창섭 * 기억의 뒤안길에서 가물거리던 실타래가 풀려나온다. 완전히 잊혀진줄 알았던 시간의 흔적이 한 올의 끄나풀을 당기자 술술 이어진다.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일까. 그리고 기억량은 얼마나될까. 나이가 들면서 어제 일도 아니 잠시전의 일도 깜박하는 건망증 증세로 가..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 아내의 가출 아내의 가출 심창섭 아내가 훌쩍 집을 떠났다 20여 년간의 결혼생활, 중년여인에게 그 무섭다는 우울증까지 억척스럽게 견디어낸 아내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만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집안의 온기마저 함께 빠져나갔는지 을씨년스러움에 자꾸 헛기침이 나고 헛헛한 갈증에 입술이 마.. 심창섭의 글 2010.04.17
수필- 사월의 풍경 四月의 風景 심창섭 - 거리가 온통 꽃향기로 넘쳐나는 봄이다. 봄꽃을 마구 터트리는 사월의 미풍 때문일까. 개나리가 도시의 여기저기에 노란 물감을 마구 뿌려대고 눈보다도 하얀 백목련화의 아련한 향기가 골목길을 메우고 있다. 지난겨울 백수생활 첫해의 길고 지루함도 따스한 봄볕에 녹아지는 .. 심창섭의 글 2010.04.09
수필 " 텃밭에서 길을 묻다" 텃밭에서 길을 묻다 沈昌燮 * 오월 초순, 봄볕이 느긋한 날을 골라 텃밭을 일군다. 괭이가 한번씩 메마른 흙을 뒤집을 때마다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드러난다. 고향의 질감이 느껴지는 구수한 흙냄새가 코끝에서 맴돌고 두둑과 고랑이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흐른.. 심창섭의 글 201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