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24 꿈속에 있어야 하는건지, 깨어나야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 소년은 사진관의 진열장에 놓여있던 색 바랜 흑백사진 한 점을 바라보며 막연히 사진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그렸습니다. 사진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아직도 그는 깊은 꿈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 겨울잠의 시..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8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23 솔향이 있는 창 * 화인더는 내 마음의 창이었다. 바람도, 햇살도 넘나들며 대화를 주고받던 통로였다. 내 사고와 사색, 슬픔과 기쁨을 간직하고 감성을 키워준 텃밭이었다. 예전 시인묵객들이 시상을 떠올리며 한지 창을 열듯 가슴을 열고, 또 셔터를 열면 어디선가 솔 향이 진득한 바람이..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7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22 나는 항상 그대 앞에 있었습니다. * 사진은 카메라의 뒤쪽에서 사진가의 눈과 마음으로 만들어 지지만 나는 항상 그대 앞에 있었습니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6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21 白眉(흰 눈섭) * 또 겨울이 왔는가. 귀밑머리에 서리내리는 세월이 야속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산봉우리마저 하얗게 뒤덥혔구나. 오늘아침 거울을 마주하니 눈섭에도 차디찬 성애가 가만히 내려앉았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5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20 내게 사진은 * 무한한 자연의 산하와 바람과 빗줄기 그리고 햇살까지도 사진 속에서는 내가 허용한 만큼의 크기로만 수용한다. 비록 찰라였지만 자연과 사물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는 조물주의 권한을 주어지기에 사진 작업은 언제나 매력적이었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4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9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 정말 추운 겨울밤입니다. 찬바람이 창문을 흔드는가 싶더니 멀리서 “차압쌀 떠억~”을 외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옵니다. 아직도 거리엔 군고구마 장수와 따끈한 우동과 어묵이 있는 포장마차가 있어 참 다행스럽기만 합니다. 게다가 이 긴 겨울밤 군것질을 ..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3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8 어느 늙은시인의 원고지 * 겨울은 웬지 외로움이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투명한 수정체로 떠있던 호수에 살얼음이 덥혔습니다. 구름조차 떠난 빈터 수 많은 눈송이조차 녹여 버리던 뜨겁던 가슴도 식어 버리고 어느 늙은시인이 밤새 끼적이던 고뇌의 흔적이 겨울호수의 여백을 수 놓았습..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2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7 새해아침, 하얀 눈이 내립니다. * 눈이 없는 겨울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손발이 시려 그대에게로 가는 길이 어렵기는 하지만 눈이 내리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불쑥 전방으로 군에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눈 풍년에 눈 치우기가 너무 힘이 든다며, '눈이 마치 하늘에..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1.01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6 또 한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 오늘은 한 번쯤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언제나 연말이면 어김없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립니다. 내게는 특별히 기억될 것도 없던 너무나도 평범한 한해였습니다. 순간순간 견디기 어려웠던 상채기가 흔적으로 남아 있..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2.12.31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15 사진가의 언어는 사진일 뿐이지 * 할말이 참 많았던거 같은데 욕심으로 가득한 내 어눌한 옹알이는 아직도 허공에서 머물고 있구나.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