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삶은 그런거 였다 삶은 그런 거였다. 심 창 섭 *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고받는 뻐꾸기 소리가 아련한 초록아침이 싱싱하다. 방아다리 사이에서 고추가 다투어 식구를 늘이고 겨우 손가락 크기의 오이 끝 노란 꽃송이에 벌 몇 마리 붕붕대는 텃밭, 목긴 장화에 밀짚모자 눌러쓴 도시농부의 손길이 분주.. 심창섭의 글 2018.12.12
시로 쓰는 에세이- 젊은날의 동화(시와 소금2018 봄호 게재원고) 젊은 날의 동화 심창섭 * 무음으로 쏟아져 내리는 무한의 눈송이에 정신이 아뜩해진다. 어김없이 명치끝에서 꿈틀거리는 멍울 하나 내 젊음의 한 페이지 속에서 때로는 무용담으로, 때로는 아쉬움으로, 한 시절을 웅변하던 큐피드의 녹슨 화살촉이다. 언제이던가, 아득한 우주 저편에서 .. 심창섭의 글 2018.07.18
봄바람 봄바람 심 창 섭 * 그대. 낮술에 취해 흔들려 본적이 있는가 불콰해진 얼굴, 태양이 너무 밝아 눈을 감으면 발걸음이 흔들린다. 이젠 떠오르지도 않는 첫사랑의 영상을 각색하며 흥얼거리는 콧노래 끝에 떠오른 희미한 영상하나 오늘 술맛이 왜 좋았는지 혼자만의 추억에 빙긋거린다. 호.. 심창섭의 글 2017.03.21
춘천문협- 남이섬 시화전 개막 인사말(2016. 9. 30) * 안녕하세요. 춘천문인협회 회장 심창섭입니다.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권의 시집이 빈 의자위에 오롯이 놓여 있는 모습이 떠올려 집니다. 시인이 아니더라도 시 한편 정도는 써야 할 것 같은 가슴 설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먼저 원고지속에 갇혀있던 문자들의 바깥나들이를 주.. 심창섭의 글 2016.12.23
수필-낯익은 듯, 정말 낯선 듯(2016 강원문학 게재분) [수필] 낯익은 듯, 정말 낯선 듯 樂涯 심창섭 * 30년 동안의 질긴 인연을 무 자르듯 단칼에 잘라버렸다. 삶에 대한 반항이었는지, 아니 남은 세월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었는지도 모른다. 외모지상주의의 세상에서 위장된 젊음이었지만 외형을 위해 가려움증도, 탈모증세도 감수하며 보낸 .. 심창섭의 글 2016.12.23
수필- 술레잡기 여행(횡성 태기산 관련) 술래잡기 여행 심창섭 * 예정에 없던 1박 2일의 여행이었다. 겨우 이름 하나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사람의 흔적을 찾는 미로여행이자 탐정여행을 시작했다. 나름대로 의뢰자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지만 몽타주조차 만들 수 없었다. 나이도, 특징도 모른 채 그저 풍문처럼 떠도는 미로에.. 심창섭의 글 2016.12.22
창가의 난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져보다. 창가의 난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져보다. * 몇년에 한번 씩 어렵사리 꽃 피우는 난蘭을 정성으로 키우고 있다. 난초가 군자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선과 운치를 따라갈 만한 화초가 없기 때문이다. 조선선비의 고고함과 기개의 상징적인 의미보다도 창가에서 실루엣.. 심창섭의 글 2016.02.25
수필- 증말 죄송해유~ 증말 죄송해유~ 樂涯 심 창 섭 * 빵! 빵! 신경질적으로 뒤쪽에서 경적소리가 계속 울렸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백미러를 보고 싶었지만 그건 마음뿐이었다. 그저 운전대를 두 손으로 꽉 움켜잡고 앞만 보고 엉금엉금 기어가던 그런 초보운전 시절이 있었다. 부딪칠 듯 쏜살같이 스쳐가는 .. 심창섭의 글 2016.02.06
수필- 작은 텃밭의 노래 작은 텃밭의 노래 樂涯 심 창 섭 * 나는 사이비 농사꾼이다. 아니 인터넷 농사꾼이다. 10여 년 전 직장에서 마련해 주었던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으로 나의 농사이력이 시작 되었다. 어린 시절 화단에 분꽃, 채송화, 국화 등을 가꾼 적은 있었지만 농사는 처음이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 심창섭의 글 201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