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21

『춘천의 기념비』 prologue

-봄내골에 남겨진 무채색 유물과의 조우- * 얼마만큼을 이곳에서 살아야 진정한 춘천사람이 되는 것일까. 태어난 곳이 아니어도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정이 든 곳을 제2의 고향이라 했는데 붙박이인 내게 춘천은 어떤 곳이며 어떤 의미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한곳에 터 잡고 오랫동안 살아간다고, 도시 지리를 꿰뚫거나 후미진 곳에 남겨진 문화유적을 알고 있다고 춘천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그 하나만으로 춘천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2000년대 중반 디지털 시대에 편승하고자 불로거가 되었다. 내 고장의 모습을 내 시선으로 담아보고 싶었다. 몇 가지 주제 중 관심의 뒤안길에 있는 비지정 문화유적을 스케치하듯 찾아 나섰다.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느낀 단상을 적어나갔다...

심창섭의 글 20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