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 - 솔로몬의 미소 솔로몬의 미소 沈 昌 燮 - 10여명에 불과한 우리사무실 과원의 행보는 늘 뻔했다. 집집마다 가족의 취향은 물론 젓가락 숫자까지 서로를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지가 벌써 10여년이 넘었으니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아무리 헌옷을 입고와도 못보던 옷을 입고 오면 착복..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유리벽 유 리 벽 沈昌燮 * 새 한마리가 느닷없이 사무실로 날아들었다. 다시 탈출을 시도하려고 아우성치는 모습으로 보아 일부러 사무실로 들어온 것은 아니리라. 드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마음껏 날다 얼떨결에 좁은 공간에 갇혀버린 새는 어쩔줄을 몰라 탈출을 시도한다. 밖이 훤히 보이는 밖을 향해 돌진..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인연(因緣) 인 연 (因緣) 심 창 섭 * 아직도 손시린 겨울인데 벌써 절기는 오늘이 입춘(立春)이란다. 창밖의 찬 바람은 창을 흔들어 대고 있었지만 유리창을 통해 아파트 거실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화사하고 따뜻하기만 하다. 베란다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큰 어항 에도 봄볕이 들어 물고기들이 움직일 때마다 유..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 타임머쉰 타임머신 심창섭 * 기억의 뒤안길에서 가물거리던 실타래가 풀려나온다. 완전히 잊혀진줄 알았던 시간의 흔적이 한 올의 끄나풀을 당기자 술술 이어진다.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일까. 그리고 기억량은 얼마나될까. 나이가 들면서 어제 일도 아니 잠시전의 일도 깜박하는 건망증 증세로 가.. 심창섭의 글 2010.04.19
수필 - 삶이 뭐 별거간디! 삶이 뭐 별거간디! 沈昌燮 * 직장동료로 복도에서 마주친 인연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여 년간의 길고 긴 시간. 마주함과 외면,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가슴 저미는 열애(?)끝에 불혹의 문턱에서 겨우 상투를 틀 수 있었다. 처음부터 결혼을 목적으로한 만남은 아니었.. 심창섭의 글 2010.04.18
수필 - 아내의 가출 아내의 가출 심창섭 아내가 훌쩍 집을 떠났다 20여 년간의 결혼생활, 중년여인에게 그 무섭다는 우울증까지 억척스럽게 견디어낸 아내에게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만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집안의 온기마저 함께 빠져나갔는지 을씨년스러움에 자꾸 헛기침이 나고 헛헛한 갈증에 입술이 마.. 심창섭의 글 2010.04.17
수필- 사월의 풍경 四月의 風景 심창섭 - 거리가 온통 꽃향기로 넘쳐나는 봄이다. 봄꽃을 마구 터트리는 사월의 미풍 때문일까. 개나리가 도시의 여기저기에 노란 물감을 마구 뿌려대고 눈보다도 하얀 백목련화의 아련한 향기가 골목길을 메우고 있다. 지난겨울 백수생활 첫해의 길고 지루함도 따스한 봄볕에 녹아지는 .. 심창섭의 글 2010.04.09
수필- 망초 망 초 沈昌燮 “ 불쌍한 놈. 어린것이 무슨 죄가 있겠수, 다 지 팔자소관이지 ” 유년기에 피붙이를 잃고 친척집에서 천덕꾸러기로 살아온 내 삶을 빗대어 친지들이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수군거리던 귓소리이다. 아니 “잡초같은 놈”이 더 냉정한 표현으로 어린가슴을 못질하던 애증의 대명사였다, .. 심창섭의 글 2010.04.09
수필 " 텃밭에서 길을 묻다" 텃밭에서 길을 묻다 沈昌燮 * 오월 초순, 봄볕이 느긋한 날을 골라 텃밭을 일군다. 괭이가 한번씩 메마른 흙을 뒤집을 때마다 부드럽고 촉촉한 속살이 드러난다. 고향의 질감이 느껴지는 구수한 흙냄새가 코끝에서 맴돌고 두둑과 고랑이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흐른.. 심창섭의 글 2010.04.02
2010. 3. 29 문득! 단상기 * 물안개 아스라니 피어나는 강가에 서면 내 고향 춘천은 문득! 그리움에 빠져든다. 호수에서 건저올린 싱싱한 시어(詩語) 한 소절에 모두가 시인이 되어 문학을 말하지만 아직 어줍잖은 글과 사진으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감성을 위해 언제나 강가를 서성일 뿐이다. 오늘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서 .. 심창섭의 글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