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71 콧구멍 다리에 서 * 소양 댐에서 발전을 시작하겠다는 사이렌소리가 콧구멍 다리주변의 적막을 흔들었다. 얕은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던 물풀들이 벌써 긴장하며 조금씩 잠겨가는 몸을 누이기 시작한다. 아직 잠기지 않는 풀잎 끝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다리 위 이동매점의 무심한 ..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6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70 아직도 손 시린 2월입니다. * 한 겨울. 눈 내리는 호수에서 한쪽 발로 서있는 여름철새의 고독을 보신 적이 있으시나요.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며 겨울을 초라하게 견디어 내는 배고픔보다 그 기다란 목을 가슴 속에 묻 고 외롭게 떨고 있는 저 백로를 위해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5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9 그 시간의 기억 * 셔터를 누르는 순간 화인더 안의 모든 것은 화석이 되고 미이라가 되고 맙니다. 계절이 멈추고 시간이 정지되어 변하지 않는 기억들 셔터를 누르고 나면 이미 모든 것이 과거의 한때 일뿐입니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4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8 아주 오랬동안 생각하며 바라보았습니다 * 사진은 몰입의 시간을 통해서 사물의 재현이 아닌 또 다른 언어로 다가옵니다. 저 많은 어휘와 저 숱한 엉킴의 질곡에서.....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3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7 마음의 창을 열어야 보이는 사진도 있답니다. * 그대가 사진속의 보이지 않는 대상까지 다가서려는 열린 마음이 있기 까지는 내 사진은 그저 현재의 기록물일 뿐입니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2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6 정말 둥근 강돌처럼 원만하고만 싶은데 * 삶의 여정을 들여다보니 상처투성이다. 긁힌 흔적 속에 세월과 인내와 배신 그리고 용서와, 감사함이 녹아 치유된 흔적도 보인다. 사물을 확대해 본다는 것은 관심이 증폭되었다는 뜻이며, 그 내면을 보고 싶다는 뜻 일텐데 세월이 흘러도 외면에..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1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5 그날의 우울한 빗물이 나를 슬프게 했다. * 텅 빈 호수를 바라보다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눈시울이 젖어들었는지 나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나를 슬프게 한 물새 한 마리의 외로움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20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4 불빛이 떠오르는 푸른 밤의 풍경 * 어둠이 시작되면 호수건너 마을에 반딧불은 같은 작은 불빛이 하나 둘 살아납니다. 아마 어둔 골목길을 오롯이 지키는 보안등 이거나 저녁식탁이 준비된 정겹고 따뜻한 집이 한 채씩 있을 겁니다. 그 아스라한 불빛 하나가 꿈결처럼 떠오르는 푸른 풍경..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19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63 시를 쓰듯, 수묵화를 치듯 * 평면의 사진 속에서 너무 큰 의미나 철학을 기대하지 마라. 순수의 맑은 영혼은 감동이 아닌 감성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잠시 나를 잊고 시를 쓰듯 때론 수묵화를 치듯 셔터를 눌렀을 뿐이다. 심창섭의 포토에세이 2013.02.18